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소설 <DMZ>가 원작인 영화입니다. JSA는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의 약자로 남한과 북한이 공동으로 경비하고 있는 구역을 뜻합니다. 영화는 이곳에서 남과 북의 군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감독은 박찬욱 감독이 맡았으며,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신하균, 김태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의 이름만 봐도 대작의 느낌이 나는데요, 10점 만점에 9.82점으로 높은 평점을 받기도 했고, 2000년 제21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및 감독상을 수상하였고, 2001년 제51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대중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영화가 많지 않은데요, 이 영화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낸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줄거리에는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보실 분들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동경비구역에서 난 두 발의 총소리
남과 북의 군인들 간에 총격 사건이 발생합니다. 소피(이영애)는 중립국 조사단 소령으로 스위스에 사는 해외동포이기 때문에 남과 북 사이에서 중립적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남과 북은 이 사건에 대하여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남측은 북한군에게 납치되어서 반격했다고 하고, 북측은 남측 병사가 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발사된 총알과 사망한 군인의 수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잠시 후 남성일(김태우) 일벙 총에서 핏자국이 발견됩니다. 수사가 진행되는 중 이수혁(이병헌)은 후임 병사 남성일에게 거짓말 탐지기 이야기를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남성일은 자살시도를 하고, 혼수상태가 되어 병원에 실려갑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피에게 불신을 품은 상부에서는 그녀의 뒷조사를 하고 아버지가 인민군 출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해임되게 되는데, 소피는 떠나기 전 이수혁을 찾아가 그날 일어났던 일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해주면 송강호를 살게 해 주겠다고 하며 회유합니다.
그들이 함께 있게 된 사건
영화는 과거 회상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비무장지대 초소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수혁은 볼일이 급해 비무장지대에 있는 갈대숲에 들어가서 볼일을 봅니다. 그러나 그 순간 지뢰를 밟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절망하고 있던 그때, 지나가던 북한군 오경필 중사(송강호)가 그를 발견하고 그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날 이후 이들은 서로 편지와 선물을 주고받으며 점점 사이가 가까워집니다. 어느 날, 수혁은 성일을 데리고 북한 초소로 놀러 갑니다. 그들은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 오경필과 정우진(신하균)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잠깐 농담으로 탈북을 제안하면서 분위기가 살벌해지기도 했지만, 초코파이로 농담을 치며 이를 넘기기도 합니다. 남과 북이 이념과 관계없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뭔가 마음이 뭉클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그들은 다시 북한 초소로 놀러 갑니다. 그런데 이때, 북한군 장교가 초소로 들어옵니다. 영화는 장면을 바꾸어 이수혁과 오경필이 대질신문에서 갑자기 싸우며 체제에 아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그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는데 영화에 좀 더 몰입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소피는 계속적으로 이병헌에게 실토를 하게 되면 오경필을 지켜주겠다고 합니다.
그날의 진실은 사실 이러했다
다시 과거 장면으로 이어지고, 그날의 진실이 나옵니다. 갑작스러운 북한군 장교의 등장으로 모두가 당황하고 있는데, 남성일이 오해를 하며 총을 발사합니다. 그 총알은 정우진에게 향했고, 그는 사망하고 맙니다. 이수혁도 방아쇠를 당기기는 하였으나, 총기 고장으로 오경필은 무사합니다. 그때, 오경필은 상황 파악을 하고 총에 지문을 닦은 후 이수혁에게 총을 건네며 그가 쏜 것이며 전역을 앞둔 남성일은 이 자리에 아예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오경필은 자신의 팔에 스스로 총상을 입히고 자백할 내용을 서로 맞추게 됩니다.
다시 현재, 소피는 다 이해한다고 하지만, 이수혁은 동생같이 잘 따르던 정우진을 생각하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결국 그는 옆에 있던 헌병의 총을 빼앗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처음 그들이 마주 보며 경비를 서면서 떨어진 모자를 주어주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끝이 납니다.
어려운 소재를 재미있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풀어낸 영화
서로 적이었지만 동포였고, 젊은이들 간 우정을 나눈 남과 북이 어쩔 수 없는 정치적 이념적 대립으로 겪게 된 비극을 다룬 영화입니다. 처음 포스터를 보면 군인이 나온다기에 전쟁영화로 비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전쟁이 아닌 인간미가 넘치는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처음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념이 차이로 인하여 본인에게 불이익이 올 수도 있겠다는 것을 각오했다고 합니다. 2000년 당시에는 좀 더 사회가 경직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웠을 텐데, 감독의 대범함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2년에 JSA의 후속 편은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의 영화 <육사오>가 개봉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공동경비구역 JSA>와 연결되는 장면들이 있어서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한번 보고 가시면 영화 <육사오>도 더욱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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