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양>은 이창동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믿고 보는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2007년에 개봉하였으며, 평점이 9점대이고 관객수 160만 명으로 믿고 볼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44회 백상 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감독상을 수상하였고, 전도연은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영화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청룡영화상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전도연(이신애 역)은 남편의 불륜과 교통사고로 인해서 아들과 함께 고향 밀양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영화는 그녀에게 닥치는 불행과 이를 극복 해내가는 과정을 다룹니다. 이후 내용에는 결말을 포함한 영화의 줄거리가 이어지니 영화를 보실 분들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밀양으로 이사를 가게 된 신애
어린아이가 자동차 속에서 바라보는 푸르고 눈부신 하늘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합니다. 주인공 신애는 아들 준과 함께 밀양으로 내려오던 중에 자동차가 고장이 납니다. 종찬(송강호)은 카센터 사장이고, 그가 그녀의 차를 수리하러 오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여행 왔냐는 종찬의 질문에 살러왔다는 대답을 하는 신애에게 종찬은 호감을 느낍니다.
신애는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밀양에서 피아노 학원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원주민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고 불편한 관계가 계속됩니다. 그들은 텃새를 견디기 위해 그녀는 돈이 많다고 거짓말을 하며 종찬과 땅을 보러 다닙니다. 종찬은 신애에게 노골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는데 신애는 그런 그가 그다지 달갑지는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애의 동생 민기가 잠시 방문을 하면서 그녀의 불행한 과거가 밝혀집니다. 그녀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을 꿈꾸었지만 아버지와의 불화를 겪으면서 꿈을 놓아버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남편을 만나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지만, 남편은 바람이 났고, 결국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애는 본인에게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돈이 많다는 거짓말로 자신을 감싸며 마을에 뿌리내리려고 하지만, 그녀의 돈을 노린 유괴범들에 의해 그녀의 아들 준이 납치되고 맙니다.
아들의 유괴로 인한 비극의 시작
아들이 유괴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진 신애는 찾아갈 사람이 없습니다. 생각나는 것은 자신을 쫓아다니던 종찬이었고, 그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의 카센터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를 보고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섭니다. 그리고 어두운 밤, 도로를 걷다가 갑자기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유괴범들은 그녀에게 거액을 요구하게 되었고, 아들의 몸값으로 신문지로 조잡하게 가짜 돈을 준비하는데, 결국 그녀가 돈이 없다는 것을 유괴범에게 시인하고 맙니다. 얼마 뒤 그녀의 아들 준은 살해된 채로 발견됩니다. 아들을 잃어버린 신애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는 듯 하지만 극심한 우울증과 경계심을 가지게 됩니다.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는데, 그녀의 눈앞에 기도회 현수막이 보이고 그녀는 교회로 이끌려갑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오열하며 그동안의 슬픔을 모두 토해냅니다. 종찬은 그런 그녀를 뒤에서 몰래 따라오고 있었는데, 그녀를 위로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합니다. 울고 있는 그녀에게 목사가 다가오고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자 그녀의 울음은 멈춥니다.
그녀는 유괴범을 용서하기로 하지만...
이후 신애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열성적으로 집회에도 참석하고 신도들에게 이제야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하며 주민들에게 자신은 행복하다고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그러나 사실 그것 또한 그녀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였습니다. 혼자 있을 때 그녀는 여전히 아들 생각을 하며 울음을 멈추지 못하며, 낯선 타인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점점 이상해져 가는 것을 느낀 그녀는 유괴범을 용서하기로 합니다.
아들을 죽인 유괴범을 용서하겠다는 결심 이후 그녀는 유괴범을 직접 만나서 하나님의 뜻을 전하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교도소에서 유괴범과 대면을 합니다. 그는 아들 준이 다니던 웅변학원의 원장이었는데, 그는 그녀의 예상과 다르게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에 당황했지만 신애는 말을 내뱉으려 하는데, 유괴범이 신애를 위로하며 자신은 이미 하나님께 용서를 받아 마음이 편안하다고 이야기를 해버립니다. 그의 말에 충격을 받은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지내게 됩니다. 보다 못한 교회 사람들이 그녀를 위로하러 찾아가지만, 그녀는 어떻게 자신이 용서하기도 전에 하나님이 그를 먼저 용서할 수 있냐고 하며 무너지고 맙니다.
그녀는 마음을 다시 잡고 살 수 있을까
결국 신애의 정신질환은 날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지렁이를 보고 발작하듯이 놀라서 울거나 한밤중에 갑자기 일어나서 준이가 납치된 날 유괴범과 통화하던 것을 반복하기도 하고 물건을 도둑질하기도 합니다. 그녀의 정신은 더욱 피폐해지고, 결국 자신의 손목을 칼로 긋는 자해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뛰쳐나가 '살려달라'며 외칩니다. 그녀는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퇴원하는 날 종찬은 살던 마을로 와서 긴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미용실에 들립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유괴범의 딸과 만나게 되고 그녀는 다시 한번 신을 원망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쓸쓸히 돌아온 그녀는 스스로 머리를 자르기로 하고, 마당 한구석에서 앉습니다. 종찬은 그런 그녀를 위해 말없이 거울을 들어주고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가슴을 묵직하게 만드는 영화
비극의 비극이 겹친 주인공 신애의 삶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고 묵직해집니다. 하지만 좋은 연출과 전도연의 혼신의 연기는 영화에 몰입하는데 엄청난 역할을 하였습니다. 전도연을 칸의 여왕으로 만들만했다는 생각이 들며, 아들이 납치되어 주검으로 돌아오게 된 현실을 그의 엄마가 받아들이는 과정을 영화는 너무나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많이 무겁고 침울한 영화였지만, 신애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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